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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은 욕일까 욕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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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생활정보

지랄은 욕일까 욕이 아닐까요?

by 고.래 2025. 8. 18.

“지랄하네~”라는 말,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친구가 황당한 얘기를 할 때, 드라마 속 주인공이 분노할 때, 혹은 예능에서 웃음 포인트로 터질 때. 그런데 이 말, 국어사전에서는 욕설로 분류됩니다. 네네, 분명 욕입니다. 그런데… 왠지 욕 같지 않은 건 왜일까요?

 

 

 

 


어쩔 땐 웃기고, 어쩔 땐 친근하고, 어쩔 땐 그냥 감탄사처럼 쓰이기도 하지요. “지랄”은 마치 욕의 탈을 쓴 유행어처럼, 우리 일상 속을 자연스럽게 비집고 다닙니다. 방송에서도 심의에 걸리지 않고 흘러나오고, SNS에서는 밈처럼 소비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문득 궁금해지는데, “지랄”은 정말 욕일까? 아니면 욕인 척하는 감정 표현일까? 혹은 그냥 한국어의 기묘한 진화일까? 이 글에서는 그 애매하고도 웃긴 ‘지랄’의 정체, 욕인지 아닌지, 같이 한번 지랄스럽게(?)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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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지랄'의 어원과 의미

    '지랄'의 원래 뜻은 의학적으로 간질 발작의 뜻이었는데, 현대 한국어에서는 욕설이나 감탄사로 쓰이고 있습니다.

    지금은 '헛소리한다', '오버한다',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한다'는 뜻의 비판적 표현으로 일상적 의미로 바뀌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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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지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 장면들을 보실까요?

     

     

     

    일상에 자리 잡은 '지랄'

    1. 드라마 스토브리그에 나온 '지랄하네'

     

    욕인데 욕이 아닌 것 같은 '지랄'의 정체
    출처: 스토브리그 배우 박은빈 대사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박은빈이 연기한 이세영 팀장이 외친 “지랄하네, 선은 네가 넘었어”라는 대사는 강한 감정과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이 장면은 특히 시청자들에게 강렬하게 각인된 명장면 중 하나입니다.

     

    ◈ 장면의 맥락

    이 대사는 극 중 이세영이 연봉 협상 자리에서 포수 서영주가 단장 백승수에게 술을 쏟아붓는 무례한 행동을 보고 분노하며 외친 말이에요. 이세영은 유일한 여성 운영팀장이자 최연소 팀장으로서, 그동안 억눌려 있던 감정과 책임감을 터뜨리는 순간이었죠.

     

    대사의 의미

    이 장면에서 “지랄하네”라는 대사는 상대방의 행동이 도를 넘었다고 느낄 때, 분노나 경멸을 담아 내뱉는 표현이에요. 한국어에서 매우 강한 어조로 쓰이며, 무례하거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반응으로 사용됩니다. 어떻게 보면 정의를 수호하라고 외치는 소리로 들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또 다른 드라마에 나온 '지랄'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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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 나온 '지랄하네'

     

    욕인데 욕이 아닌 것 같은 '지랄'의 정체
    출처: 뿌리깊은 나무 배우 한석규씨 대사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한석규가 연기한 세종이 “지랄하고 자빠졌네”라고 말한 장면은 단순한 욕설을 넘어서, 극의 주제와 세종의 철학을 강하게 드러내는 상징적인 대사입니다.

    이 대사는 밀본 세력이 세종에게 “글자를 포기하라”는 협박을 해오자, 세종이 그 요구를 단칼에 거절하며 내뱉은 말이에요. 당시 밀본은 광평대군의 목숨을 담보로 훈민정음의 반포를 막으려 했고, 세종은 이에 대해 “지랄하고 자빠졌네!”라고 응수하죠.

     

    이 드라마에서 이 '지랄하고 자빠졌네'하고 세종대왕이 말하는 장면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1. 권위에 대한 조롱과 거부

    세종대왕 역할의 배우 한석규가 말한 “지랄하고 자빠졌네”는 상대의 말이나 행동이 터무니없고 어이없다는 뜻으로, 권위주의적 협박에 대한 조롱이예요. 세종은 왕이지만, 이 순간에는 백성의 언어로 말하며 권력의 위협을 단호히 거부합니다.

     

    2. 훈민정음의 철학을 반영

    이 대사는 단순한 욕이 아니라, 모든 계층의 언어를 담고자 했던 훈민정음의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궁중에서 쓰지 않는 속된 말을 일부러 사용함으로써, 글자는 양반만의 것이 아니라 백성 모두의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3. 세종의 인간적인 면모

    세종은 역사적으로 성군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고뇌하고 분노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묘사한 명장면이기도 합니다. 이 '지랄하고 자빠졌네'라는 한 줄의 대사는 그런 감정의 폭발과 진심을 드러내는 순간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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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장면을 본 시청자들은 공격적이고, 혐오스럽다고 항의하기는커녕 많은 시청자들이 이 장면을 보고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라고 합니다. 세종의 욕설은 단순한 분노가 아니라, 정의와 신념을 지키려는 결의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렇듯 욕은 욕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제는 상담하는 채널에서 일상 대화로 나오는 '지랄'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볼까요?

     

     

     

    3. 상담하는 유튜브에 나온 '지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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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인데 욕이 아닌 것 같은 '지랄'의 정체
    출처: 요즘 무당들

     

    요즘 무당들이라는 채널에서 무속인이 상담을 이어가던 중 방문자에게 “지랄하네”라고 큰 소리로 외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지랄하네”라는 표현은 보통 강한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에 사용되며, 그 맥락에 따라 의미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표현은 단순한 욕설이 아니라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이 터무니없고 어이없다고 느껴질 때 강하게 반응하는 방식이에요.

     

     

    1. “지랄하네”의 기본 의미

    속어로서 “지랄하네”는 상대의 행동이나 말이 황당하거나 지나치게 과장되었을 때 비판적으로 내뱉는 말이지만, 감정적으로는 분노, 경멸, 실소가 섞여 있으며, “그만 좀 해라” 혹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어요.

     

    2. 맥락에 따른 해석

    위 영상에서 '지랄하네'라는 표현을 큰 소리로 외칠 때, 상대방이 선을 넘는 행동이나 말을 했을 때 그에 대한 반응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거짓말을 하거나, 도덕적으로 용납하기 어려운 행동을 했을 때, 이 표현은 그 상황을 단호히 거부하고 경고하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일종의 정신 차려라는 조언의 의미와 교훈적인 의미도 포함될 수 있다고 보입니다.

     

    3. 감정의 폭발과 경계선

    “지랄하네”는 단순한 욕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적 경계선이 침범당했을 때 이를 표현하는 방식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앞서 봤듯이  드라마나 영상 콘텐츠에서는 이 표현을 통해 캐릭터의 분노, 결단, 혹은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하는 장치로 쓰이기도 하죠. 

     

    쿠팡플레이 직장인들에서도 '지랄하네'라는 애드리브가 나옵니다. 삐처리도 안 하고, 대사도 그대로 표현되죠. 

     

    4. 드라마 직장인들에 나온 '지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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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인데 욕이 아닌 것 같은 '지랄'의 정체
    출처: 쿠팡플레이 직장인들 5화 신동엽씨 대사

     

    쿠팡플레이 직장인들을 쇼츠로 만든 영상에서 등장하는 "지랄하네"라는 표현은 한국어에서 감탄사 혹은 비판적 농담으로 자주 사용되는 속어입니다. 이 표현은 상황에 따라 분노, 황당함, 조롱, 혹은 친근한 농담의 의미로 쓰일 수 있다는 건 이해하시죠.

     

    맥락 속 의미

    영상에서 누군가가 웃으면서 "지랄하네"라고 읊조리는 장면은, 보통 다음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과장된 행동이나 말에 대한 반응으로 '지랄하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지요. 예를 들어, 누군가 지나치게 진지하거나 허세를 부릴 때, 이를 가볍게 비꼬는 표현으로 사용됩니다.

    친근한 농담 식으로 친구 사이에서 장난스럽게 쓰이는 경우가 많으며, 웃음과 함께 나올 경우 분노보다는 유쾌한 조롱의 뉘앙스가 강합니다.

    자기반성 또는 셀프디스로 때로는 자신이 한 행동이 너무 오버였다는 걸 깨닫고 스스로에게 "지랄하네"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경우에는 '미친 거 아니야', '미쳤나 봐'를 더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뉘앙스

    해당 영상에서는 웃음과 함께 "지랄하네"라는 말이 나오는 걸 보면, 진지한 비난이 아니라 유쾌한 반응으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즉, 누군가의 행동이나 말이 너무 웃기거나 과장되어서, 그걸 보고 "아이고, 또 시작이네~" 같은 느낌으로 반응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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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수용도 욕 '지랄'

    '지랄'이라는 단어는 한국어에서 강한 감정 표현으로 쓰이지만, 그 사용 범위와 사회적 수용도는 매우 복잡하고 맥락 의존적입니다. 아래에 그 의미, 사회적 인식, 사용 가능성 등을 정리해 볼게요..

     

    사회적 인식과 수용도

    학교, 직장, 방송 등의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지랄'이라는 단어는 매우 부적절합니다. 욕설로 간주되어 사용시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친구 간의 사적인 대화에서는 제한적으로 허용이 됩니다. 친밀한 사이에서 농담처럼 쓰이기도 하지만, 자칫 잘못했다가 오해의 소지가 있으므로 허용은 되나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자주 사용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댓글이나 밈 등에서 흔히 사용하지만 혐오 표현으로 지적받기도 하니 이 역시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경계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정 내에서 아이들이 사용할 경우는 언어 습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훈육과 지도가 필요합니다.

     

    지도와 훈육의 필요성

    어린이/청소년에게는 반드시 지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단어는 감정 조절이 어려운 상황에서 나오는 공격적 표현이기 때문에, 공감과 표현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지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대체 표현 제안으로 "오버하네", "왜 저래", "말도 안 돼" 같은 표현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문화적 맥락

    한국 대중문화에서는 드라마, 예능, 유튜브 등에서 '지랄'이라는 표현이 코믹하거나 과장된 상황에서 등장하기도 하는 것을 자주 보실 거예요. 하지만 공식 방송에서는 대부분 편집되거나 '삐-' 처리되며, 여전히 욕설로 분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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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적으로

    '지랄'은 일상에서 일부 허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욕설로 분류되는 표현입니다. 특히 공적 공간이나 교육적 환경에서는 사용을 피하고, 지도와 훈육이 필요한 단어로 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바르고 정돈된 단어를 사용하는 습관을 길러 섣불리 사용하여 오해받거나 어려운 상황에 처하는 일은 만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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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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