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 "오마카세", 파스타 "오마카세", 뭡니까 대체?

오마카세 전성시대라고 불릴 정도로 여기저기에 '오마카세'라는 단어가 붙는다는 기사를 보았다. 분식집에서 "떡튀김"이 새로 나온 메뉴인 양 셋트로 구성되는 것처럼 말이다. 헤어 오마카세, 피부 오마카세, 네일 오마카세처럼 음식이 아닌 것에도 쓰이고 있다. 도대체 오마카세가 무슨 말입니까?

 

피부오마카세

 

§ 오마카세 뜻

오마카세는 '신뢰하다', '남에게 모두 맡긴다'라는 뜻의 일본어이다. 손님이 요리사에게 메뉴의 선정과 요리 방식을 온전히 요리사에게 맡기고, 요리사는 가장 신선한 식재료로 제철 요리를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주로 초밥집에서 쓰던 표현이다. 어시장이 파할 시각에 안 팔리고 남은 생선을 헐값에 가져와 요리를 하고 정가에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당연히 요리는 그날 헐값에 사 오는 종류에 따라 달라져서 정해진 메뉴로 판매할 수 없던 것에서 유래된다.

 

§ 오마카세 유행

오마카세는 일본에서도 1990년 이후에 유행했다. 한국은 2010년대 후반부터 널리 유행하고 있다. 한국은 통영이나 인천, 전주 가맥집 등 해안 지역 음식점 중 '다찌집'이라고 불리는 가게에서 이런 형식의 영업을 하는 경우가 남아있다. 술을 주문하면 안주가 그날  주인 사정에 따라 달라진다.

통영 다찌집 (출처: 블로거 biori30)

 

§ 오마카세 변질

최근에는 오마카세가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일부에서는 오마카세를 일정한 가격으로 일정한 양의 음식을 제공하는 세트 메뉴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요리사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선택한 센트 메뉴에 따라 음식이 제공된다.

 

오마케세의 개념이 다른 나라로 수출되면서 오마카세 메뉴가 일반적인 특별한 메뉴에서 보다 일상적으로 변화되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적은 양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일식 요리를 일정한 가격으로 제공한다.

 

이러한 변화가 이렁나면서 오마카세의개념이 변질되기도 하지만 일본에서는 오마카세를 고급 일식 레스토랑에서 제공되는 전통적인 스타일로 유지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도 오마카세라는 말이 본래 일식집에서 사용하는 원래의 의미보다는 '고급스러움'을 추구하기 위한 포장의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고급 코스 요리' 명칭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고, 먹방 유투버들도 많이 차려진 음식을 보고 오마카세라고 부른다. 셋트메뉴에 오마카세를 붙여 양을 줄이고 가격을 높이 받는 경우가 많다. 일단 음식이 메뉴에 적혀 있으면 오마카세라고 붙일 수 없다. 그리고 가격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오마카세라는 뜻도 적합하지 않다. 

오마카세 코스 메뉴

 

 

 

오마카세라는 어감에서 오는 외래어의 생경한 느낌으로 '고급화'를 덧씌우는 작업은 그만하자. 본연의 뜻과 취지를 알고 그 순수한 방식을 유지하는 것 또한 느림이 아니라 본래 "였음"의 미학아닐까?

 

 

오마카세 뜻을 알고 사용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