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할 때 내뱉은 말은 공중으로 날아간다. 어떻게 발음을 하든 듣는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들도 편지나 일기를 쓸 때는 헷갈리는 단어들이 많은 것 같다. 글을 쓰다가 늘 쓰던 말인데 생소하게 느껴지는 단어가 있다. 나를 거울에 가만히 비춰보면 이렇게 생겼던가 하고 생각이 들듯이 이 단어를 이렇게 썼던가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나도 너도 자주 헷갈리는 단어를 모아봤다.
웬일 vs 왠지
▶ 웬일
'웬일'의 '웬'은 '어떠한', '어찌 된'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웬 떡이야'처럼 웬은 뒤에 나오는 명사를 한정하고 있다.
- 웬 떡이야
= 어떤 떡이야?, 어찌된 떡이야?
- 웬 일이야
= 어찌 된 영문이야?, 어떠한 상황이야?
<예문>
웬일로 여기까지 왔니?
웬일인지 살이 쑥쑥 빠진다.
이 시각에 웬일이세요?
▶ 왠지
'왠지'에서 '왠'은 '왜인지'의 줄임말이다. '왜 그런지 모르게, 뚜렷한 이유도 없이'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왠지 비가 올 거 같아.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비가 올 것 같아
<예문>
아내는 왠지 달갑지 않은 표정이다.
건물 안이 왠지 빈집처럼 한적하다.
왠지 모르게 한기가 들었다.
'웬'은 '웬지'라고 하지 않는다. '웬'은 관형사로 뒤에 명사를 가지고 온다. 웬 일, 웬 떡 이렇게 쓰면 된다.
아래 문장을 읽고 확인해 보자. 왠과 웬을 구분해 보세요. 정답은 아래
1. 왠지/웬지 마음이 두근거린다.
2. 웬/왠 사람이 이렇게 많아?
3. 웬/왠 일로 밥을 다 먹었니?
정답은 아래 괄호 안을 드래그해보세요.
(왠지/ 웬/ 웬)
결제 vs 결재
▶ 결제
결제(決濟) = 결정하다 결 + 건너다 제
결제는 증권 또는 대금을 주고받아 매매 당사자 사이의 거래 관계를 끝맺는 일을 뜻한다.
<예문>
사장님은 돌아오는 어음의 결제를 거부했다.
식사를 한 후 현금으로 결제했다.
3만 원 이상 결제하는 고객에게 사은품을 선물로 준다.
▶ 결재
결재(決裁) = 결정하다 결 + 분별하다 재
결재는 결정할 권한이 있는 상관이 부하가 제출한 안건을 검토하여 허가, 승인함을 뜻한다.
<예문>
과장님의 결재를 기다린다.
중요한 결재 사항인데도 불구하고 대강 읽고 서류에 서명했다.
모든 결재를 전자 사서함을 통해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절약된다.
교환가치를 지불하는 행위, 돈의 이동에 대해서는 '결제'를 쓰고, 그 외 '권한의 위임'에는 '결재'를 사용하면 된다.
어떻해 vs 어떡해
어떠하다(어떻다)는 의견, 성질, 형편, 상태 따위가 어찌 되어 있을 때 쓰는 형용사로 어떻다의 본말이다.
어떠하다의 줄임말 '어떻다'에 어미 '~게'가 결합하여 '어떻게'라고 쓰며 부사적으로 쓰인다. 따라서 '어떻해'는 잘못된 표기다.
▶ 어떻게
어떻게는 '어떤 방법이나 방식으로, 어떤 모양이나 형편으로, 어떤 이유로, 어떤 상태가 매우 지나치게'를 뜻하는 부사형이다.
<예문>
빵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요즈음 어떻게 지내시나요?
이 시간에 어떻게 오셨어요?
종이를 어떻게 단단히 붙였는지 좀처럼 뜯어지지 않았다.
▶ 어떡해
'어떡해'는 어떻게 하다, '어떻게 해'의 줄임말이다.
<예문>
오늘도 안 오면 나는 어떡해.
물건을 사고 돈을 안내면 어떡해?
어떡하면 그 사람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어떻게'는 부사형으로 뒤에 나오는 용언을 수식하고, '어떡해'는 서술어로 쓰일 수 있고, 다른 용언을 수식하지 않는다.
1. 나 어떻게? 나 어떡해? 나 어떻게 해?
2. 나 어떡해 하지? 나 어떻게 하지? 나 어떡하지?
3. 이제 어떡해 합니까? 이제 어떻게 합니까? 이제 어떡합니까?
4. 이제 어떻하죠? 이제 어떡하죠? 이제 어떻게 하죠?
정답은 아래 괄호 안을 드래그해보세요.
(X, O, O
X, O, O
X, O, O
X, O, O)
웬은 뒤에 명사 수식,
결제는 돈,
어떻게는 부사
이제 헷갈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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